독립출판 성지, 이제 제주? 전국 200팀이 증명하는 역대급 '책 운동회' 현장

 전국 규모의 독립출판 축제가 제주 섬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제주시 탐라도서관이 주관하는 '제주북페어 2025 책 운동회'가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한라체육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책 전시회를 넘어 독립출판의 새로운 흐름과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축제의 장으로 기획됐다.

 

전국에서 모인 독립출판 제작자, 소규모 출판사, 독립서점 등 200여 개 팀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책을 만드는 사람'과 '책을 읽는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독립출판 문화를 제주라는 지역적 특색과 결합해 새로운 문화적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북페어의 주요 프로그램은 크게 출판물 전시와 판매, 세미나, 체험 부스로 구성된다. 전시 공간에서는 시중 대형 서점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희귀한 독립출판물과 소규모 출판사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손으로 직접 제본한 아트북부터 소량 인쇄된 에세이, 독특한 디자인의 매거진까지 다양한 형태의 출판물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행사 첫날인 5일에는 풍성한 세미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최다의 제주대 학술연구교수가 '상처 입은 이방인이 제주 4·3과 대화하던 순간'이라는 주제로 제주의 아픈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이어서 콜링북스의 이지나 대표가 '책을 파는 곳에서, 이야기를 만드는 곳으로'라는 주제로 독립서점의 문화적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국창작북앤아트의 이윤아 대표는 '종이의 역사'를 통해 출판 매체의 변천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나눌 예정이다.

 


둘째 날인 6일에는 더욱 실용적이고 지역 밀착형 세미나가 이어진다. 페이퍼룸 대표의 '제주에서 리소인쇄를'은 제주 지역에서의 독립출판 제작 과정과 어려움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시간이다.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의 김새섬 대표는 '나를 살린 함께 읽기'라는 주제로 공동체 독서의 치유적 가치를 이야기하며, 뜨란낄로 대표의 '제주에서의 일과 삶'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출판 활동의 의미와 가능성을 모색한다.

 

북페어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주제 전시와 체험 코너다. '제주 4·3을 기억하다' 전시는 제주의 역사적 상처를 책과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선보이며, '내가 하고픈 이야기' 코너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귤박스 아지트'에서는 제주의 상징인 귤박스를 활용한 창의적인 공간 만들기를, '이면지 달력 만들기'에서는 환경을 생각하는 업사이클링 체험을, '꿈나무 그림숲'에서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그림책 만들기 활동이 진행된다.

 

제주시 탐라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북페어는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책을 매개로 다양한 세대와 지역이 소통하고 문화적 경험을 나누는 축제"라며 "특히 제주라는 지역적 특색과 독립출판의 실험적 시도가 만나 새로운 문화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제주북페어 2025 책 운동회'는 누구나 무료로 참관할 수 있으며,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신청 가능하다. 책과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5월의 제주는 특별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