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로봇 사업 진출..'제2 레인보우로보틱스' 꿈꾸다

SK그룹이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SK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이 100% 지분을 보유한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로봇 자동화 전문기업인 유일로보틱스의 2대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유일로보틱스와 콜옵션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5년 내에 최대주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로봇 자동화 분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 유일로보틱스를 SK그룹 계열사로 편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일로보틱스는 2011년에 설립된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시스템 및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으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로봇 전문 기업이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350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예상된다. 유일로보틱스는 다양한 산업용 로봇 라인업과 함께 공정 자동화 관련 통합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다관절, 협동, 직교 로봇과 같은 다양한 모델을 공급하고 있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지난해 6월 유일로보틱스의 지분 13.47%를 확보한 이후, 2대주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유일로보틱스는 인천 청라에 5000평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능력이 약 23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 신공장은 SK온의 미국 배터리 공장에 들어갈 로봇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온의 배터리 생산 공정의 자동화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의 투자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과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제2의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로보틱스의 주가는 SK배터리아메리카가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장중 28% 이상 급등했다. 이는 SK그룹의 로봇 사업에 대한 관심과 향후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SK그룹은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공장 시스템 구축에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반도체와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로봇 자동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SK온은 이미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배터리 공급을 위해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유일로보틱스 로봇의 성능 테스트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또한 AI와 배터리, 반도체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로봇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SK그룹의 로봇 사업 투자는 처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이미 AI 로봇 솔루션 기업인 씨메스에 투자하여 2대주주로 자리잡았으며, AI 물류 로봇 개발을 통해 제조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해왔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로봇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며, 스마트공장 및 자동화 시스템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 기술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SK그룹은 이 분야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회장은 최근 CES 2025에서 피지컬 AI 기술에 대해 언급하며, 엔비디아 CEO와 이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나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물리적 기기에 탑재되는 AI 기술을 의미한다.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24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유일로보틱스를 통해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AI 기술과 배터리 기술을 결합하여 로봇용 배터리 공급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커짐에 따라, SK온은 로봇용 배터리 개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로봇 기술을 AI와 결합해 스마트팩토리와 자동화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분석과 함께, SK그룹의 전략적 투자는 글로벌 로봇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