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아직도 배고프다! 9번째 메달로 아시안게임 최다 기록

 한국 빙속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35·알펜시아)이 마침내 한국 선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일 이승훈은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경기에서 정재원(의정부시청), 박상언(한국체대)과 함께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9일 남자 5000m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이승훈은 대회 마지막 날 값진 은메달을 추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은메달로 이승훈은 개인 통산 9번째 동계아시안게임 메달을 획득, 쇼트트랙 김동성(은퇴)이 보유했던 8개 메달 기록을 넘어 한국 선수 최다 메달 단독 1위에 올랐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부터 4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온 그의 끈기와 열정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다.

 

경기 후 이승훈은 "오랫동안 스케이트를 타 온 보람을 느낀다. 부상 없이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어 롱런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힘들었던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스케이트를 타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하다"며 변치 않는 스케이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2017년 삿포로 대회 당시 부상을 딛고 금메달 4관왕을 차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위기를 잘 극복했던 경험이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 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2관왕을 차지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승훈은 "전향 후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모든 것이 꿈만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후배들과의 세대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어린 선수들이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편하게 '형'이나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 빙속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이승훈은 "후배들 중 아직까지 한 시즌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선수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승훈은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히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기회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후배들이 나가야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