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도 막지 못했다! 이지현, 맥심커피배 우승컵 들었다

 '돌부처' 이지현 9단이 바둑계 최강자 신진서 9단을 꺾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맥심커피배 정상에 우뚝 섰다. 5년 만에 거머쥔 값진 승리이자, 흔히 '신진서 시대'라 불리는 바둑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7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지현은 신진서를 178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제압하며 최종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이지현은 2020년 제21기 대회 이후 5년 만에 맥심커피배 정상에 복귀하는 기쁨을 누렸다. 동시에 2018년 전라남도 국수산맥 국내프로토너먼트 우승 이후 5년 만에 개인 통산 3번째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며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이날 대국은 초반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이지현은 특유의 침착함을 유지하며 미세하게 앞서나갔고, 중반부터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며 신진서를 압박했다. '쎈돌' 신진서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았지만, 이지현은 흔들림 없는 수읽기로 신진서의 공격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승기를 굳혔다.

 

결국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중앙과 상변 백 대마를 노리는 신진서의 마지막 역습마저 이지현의 철벽 방어에 막히자,  결국 신진서는 돌을 던지며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이지현은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 마치 기적을 만든 기분이다" 라며 벅찬 감동과 함께 승리의 기쁨이 가득했다. 그는 "신진서 9단은 워낙 강한 상대라 실수를 유도하기보다는 내 바둑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특히 수읽기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오늘 대국에서도 나만의 스타일대로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담담하게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번 승리로 이지현은 신진서와의 상대 전적을 6승 12패로 좁히며 '신진서 천적'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올해 22승 4패, 승률 84.61%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이지현은 4월 랭킹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지현은 이번 우승으로 7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으며, 준우승에 머문 신진서에게는 3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한편, 국내 바둑 최고 기사 32명이 출전하는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명실상부 국내 바둑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각 기사에게 주어진 10분의 기본 시간에 30초씩 추가되는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진행되어 매 대국마다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