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코글루, 토트넘서 사실상 ‘퇴출 확정’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경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를 인용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로파리그 성적과 관계없이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닌 구단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한 보도로, 시즌 종료 후 감독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올 시즌을 앞두고 셀틱에서 토트넘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격적인 축구 철학을 바탕으로 팀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려 했지만, 시즌 중반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특히 최근 리그 33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1-2로 패하며 올 시즌 리그 18패째를 기록했다. 단일 시즌 19패까지 단 1패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 경기로 토트넘은 승점 37점에 머물며 리그 16위로 떨어졌고, 17위 웨스트햄과의 격차도 단 1점 차에 불과하다. 사실상 강등권 바로 위에 위치한 것이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했고, 리그 성적 역시 최악이다. 이는 지난 1997-1998시즌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다. 토트넘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 중 하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팬들의 분노와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포스테코글루의 거취는 유로파리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텔레그래프는 "유로파리그 우승 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결과를 안겨주며 감독이 자진 사임 형태로 팀을 떠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승 진출에 실패하거나 결승에서 패할 경우 즉각적인 경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놨다. 특히 결승 상대로 예상되는 팀이 스페인의 아틀레틱 빌바오나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인 만큼, 쉽지 않은 승부가 예고된다.

 

 

 

내부 불안감은 선수단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최근 보도에서 "토트넘의 공격수 쿨루세브스키가 나폴리와 AC밀란 등 이탈리아 명문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선수는 구단과 장기적인 비전을 논의하길 원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가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주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감독의 불안한 입지가 선수단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유일한 희망은 유로파리그 우승뿐이다. 현재 토트넘은 4강에 올라 있으며, 오는 5월 2일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노르웨이 클럽 보되글림트와 1차전을 치른다. 만약 토트넘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1983-1984시즌 이후 무려 41년 만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을 안게 된다. 더불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어 팀의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과가 냉정한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 해설자이자 리버풀 레전드인 제이미 캐러거는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했다면 포스테코글루는 이미 팀을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생존하면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게 되면 토트넘은 경질 여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A컵 우승 후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유임했다가 실패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결국 토트넘의 선택은 단기 성적과 장기 비전을 모두 고려한 현실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 위기 속에서 유일한 생존 카드를 유로파리그에서 찾고 있으며,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자신의 거취는 물론 토트넘의 미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