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을 가루 내서 먹는 당신, 지금 당장 멈추세요!

 알약 복용의 어려움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차의과대학 약대 손현수 교수팀이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알약 복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어려움이 처방약 복용 거부로 이어져 질병 관리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는 알약 복용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약의 제형에 따라 각기 다른 복용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캡슐형 약물의 경우, 물에 뜨는 성질을 이용해 고개를 숙인 자세로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이는 캡슐의 부력과 중력을 동시에 활용하는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방법이다.

 

정제 형태의 약물은 두 가지 혁신적인 복용법이 권장된다. 첫째는 '물 빨아들이기 기법'으로, 정제를 혀 위에 올린 후 생수병이나 빨대를 통해 물을 빨아들이며 복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물의 흐름을 이용해 약을 자연스럽게 식도로 운반하는 원리를 활용한다. 둘째는 '고개 젖히기 기법'으로, 목구멍을 최대한 열어 약의 통과 경로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알약 복용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임의로 약을 분쇄하거나 쪼개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 특히 피다스테리드와 같은 특정 약물의 경우, 가루가 된 상태에서는 임산부나 가임기 여성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단순 접촉만으로도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골다공증 치료제의 경우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정제 형태로 복용해도 위장관 불편을 유발할 수 있는데, 가루로 복용할 경우 식도나 위벽을 직접적으로 자극해 심각한 궤양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서방형 제제나 장용성 정제의 경우, 가루로 만들면 약물의 방출 시점과 위치가 달라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의료진들은 알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처방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어려움을 공유하고, 대체 가능한 제형으로의 변경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권장한다.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복약 지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기뉴스